<국내 자전거 관광의 문제점>
이렇듯 세계의 주요 도시 및 국가들은 자전거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국내 자전거 관광코스는 앞서 언급한 대로 자국민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있다. 본인은 국내 자전거 관광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국내 환경 자체가 자전거 인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싶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상 자전거 역시 자동차로 분류되어 차도에서 통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자전거가 차도에서 통행할 경우 자전거 운전자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일이 부지기수이다.또한 자전거 동호인들의 무분별한 주말 단체주행으로 인하여 자동차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 간의 논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또한 과거보다는 매우 발전된 자전거도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전거 도로가 자전거를 타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전거도로는 보통 차도 측면에 위치해있거나 자전거도로로 지정되지 않은 곳은 차도 가장 우측 끝에서 주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국내 도로포장 상태를 생각해보면 도로 가장 끝부분은 배수를 하기 위하여 포장이 덜 되어있는 곳이 많다. 결국 도로의 불순물들이 도로 측면으로 밀려나면서 자전거 펑크의 원인이 된다. 결국 자전거도로는 보행자 겸용도로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다. 한마디로 자전거 도로가 인도 위로 올라온 것이다. 그러나 서울처럼 인구밀집이 심한 도시의 경우 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도적 문제점 역시 존재한다. 김정현(2015)은 “국토교통부,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의 해당부서(첨단도로환경과, 생활안전개선과,주민생활환경과)와 연락을 취했으나 자전거 안전사고 관련 문제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자전거 안전 관련 책임을 맡는 부서가 없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는 물론 국민들의 자전거 관련 의식 역시 발전할 수 없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자전거를 타기 싫어하는 상황에서 자전거관광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최근 전기자전거의 등장으로 관련 법이 빠르게 개정되며 최근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모든 자전거 이용자들의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되었다. 제대로 된 계도기간이나 교육의 부재와 함께 헬멧 착용 단속이 시작되면서 논란 역시 점화되었다. 의무적 헬멧 착용이 자전거 시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 1990년 초반 세계 최초로 자전거 헬멧 의무화법을 시행했고 2011년 조사 당시 호주 자전거 인구가 37.5%나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박현철, 2018). 헬멧 착용이 의무화되면 공유 자전거 시장 및 짧은 거리 이동이 목적인 생활형 자전거 시장이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를 편하게 탈 수 있는 필수적인 인프라와 제도는 없지만 이용자들의 불편을 증가시키는 법이 제정되며 시장의 감소가 예측되는 상황이다.
자전거 관광 코스의 경우는 어떨까? 본인이 경험했던 국토종주 코스의 경우 인천 아라뱃길부터 낙동강 하굿둑까지 이어지는데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숙원사업이었던 4대 강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되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633km의 코스를 달리며 구간마다 다른 자전거도로포장으로 인하여 주행에 어려움을 겪은 적도 많았다. 일부 구간은 비포장으로 구성되어 잦은 고장 및 펑크를 유발하였다. 또한 자전거도로가 하천 근처에 집중되어 강수량이 높은 여름에는 하천범람으로 인하여 자전거도로 이용이 불가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또한 자전거도로가 도시 외곽과 산악지역에 위치하여 숙박시설까지의 거리가 멀며 숙박시설 역시 자전거 이용객을 반기는 곳이 없어 높은 가격대에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전거도로가 외진 곳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이용객들을 위한 시설이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보통 이용객들은 수리용 공구 및 부품을 소지한 채로 여행길에 오르긴 하지만 대형사고 및 심각한 고장을 처리할 수 없어 불편함이 가중된다. 또한 식음료를 구할 수 없어 여름시즌 여행시 충분한 식음료를 소지해야 하는데, 이는이용객들의 하중을 늘려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있다. 더불어 국내의 대기오염 문제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사실상 자전거 여행이 가능한 계절이 초여름과 가을밖에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자체는 자전거길의 개, 보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철 장사를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며 국내 자전거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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